사실 나 같은 저변의 사람이 적기에는 어림없는 글이지만,
뭔가 들을 때마다 나도 마음 어딘가에서 좀 긁히는 것 같고 (왜지?),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의 연구 경험은 있다고 해야 할지 (?) 없다고 해야 할지 애매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개인 블로그니까 그냥 적어 봄 🙄
간단히 말하면 순전히, 그리고 누구나 알 듯이,
흔히 말하는 "ground breaking"하는
오리지널 아이디어나 이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생명과학이나 신경과학 쪽에 한하자면).
또는, 본인 혹은 본인들이 기여/참여했다고 주장하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대학원생일 때 어느 학회의 포스터 앞에서
PI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건 누구누구 랩이 고마워해야 할 것 같은 자료네"
내가 봐도 내용은 잘 만들었고 첨단과학적인 그런 너낌이었는데
근데 이 말의 진짜 뜻은, 그 랩이나 그 커뮤니티에서 해야 할 실험을 대신해 줬다는 식의 뜻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실험이나 프로젝트가 메인스트림이나 시류,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적용을 다 하지만,
어떤 나라에서 나오는 내용을 보면
그 경계와 적용이 거의 반쯤 카피나 개량식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왕왕 있긴 하다.
혹은, 예측이 되어서 굳이 안 했는데 굳이 굳이 해버린...?
아니면, 이걸 굳이굳이 여기에 적용시켜서 한다고...?
이것은 지금까지 이 나라에서 해온 사회 전반적인 경험과 이룩해온 제반 기반이
거의 fast-follower 전략 하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사회 전체 흐름 속에서 거기서 자란 개인이나 그룹이 이를 저항하긴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이것이 산업일 경우에는
특허의 헛점이나 만료, 기술의 카피 혹은 그냥 카피 등등을 통해서 그리고 인력을 투입해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여기에 약간의 편리함, 장점 등등을 적용/개량해서 더욱 더 그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아카데미의 경우에는 이러한 add-on은
안타깝게도 거의 오리지널 크리에이터에 공로가 돌아가게 된다.
( 더 안타깝게도 어떤 나라에서 신약이라고 홍보해서 나온 것 중에 정말로 '신약'이라고 적용해서 부를만할 것이...😥. 물론, 테크니컬하게는 신약 맞다 )
예컨대, 과장해서 말하자면,
누군가 A라는 물질과 A를 축으로 돌아가는 pathway를 밝혀냈을 때
그걸 다른 나라의 사람인 내가 아무리 질환 모델에 적용하든 single cell-seq을 하든 신약으로 만들든 지지고 볶든
나의 결과물은, 아카데믹적으로는, 그 원래 오리지널 누군가의 랩과 PI의
학문 확대에 기여한 것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부 의견).
최근 트렌드인 AI를, 아카데믹적으로, 예로 들면,
ChatGPT로 기업을 만들든 신약을 새로 찾아내든 간에
그 ChatGPT를 개발한 사람과 그룹에 영광이 돌아가지,
그것으로 100 조를 벌든 기업을 수십 개 차리든 그것은 add-on이라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서 보통, 대학원생 처음 들어가면
자신의 시스템을 만들라고 이야기를 듣곤 하지, 다른 사람의 game rule에서 너무 깊게 참여하지 말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고는 했다 (옛날 이야기).
사실 정말, 그것은 어떤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커뮤니티의 theory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말로만 쉽지
앞서 말한 내가 속한 거대한 사회의 흘러왔던 흐름과 교육시스템 속에서
쉽사리 고치거나 탄생시키기 힘든 지점이다.
대부분의 성공이 빨리 따라가서 개량하고 최적화시키고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창출하는 데에 집중 육성되어 왔기 때문에 새로운 틀 자체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까...음.. 지원이나 관심 등등이 있어도 좀 쉽지 않음.
근데 쉽지 않으니까 상 주는 거긴 함 ㅋㅋㅋㅋ
해외에서 유학하고 온 분들 중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빅가이 PI와의 연계 프로젝트를 절대 손에서 안 놓으려 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는 것도 그런 걸지도...
근데 학문적으로 보면 그 빅가이 랩의 성과가 축적되는 것을 다른 나라의 PI가 되어서 도와주는 것이다.
누구누구의 제 3 호 지점 정도...?
논문 자체는 좋은 저널에 계속 나오기는 하겠지만 🙄
물론 너라고는 안 그럴 거야?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ㅋㅋㅋ
일단 난 PI가 목표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나라도 계속 콜라보 할 것 같긴 함.
근데 이러면 노벨상 나오기 힘들...지두?
사실 이쯤 되면 노벨상은 어떤 표상이지
노벨상의 문제가 아니라,
근원적인 개념 문제로 환원된다고 본다.
이 땅에서 나온 정말 세계에서 통용되어 적용되는 오리지널 자연탐구와 학문이 얼마나 되는가. 정도의.
사실 이게 내가 노벨상 관련 이야기에서 느끼는 일차적인 느낌이다.
뭐 사실 상이니 뭐니 보다는 이런 문제라고 해야하나.
물론, 언젠가, 혹은 곧,
확률/통계적으로 한국 국적 중에도 세계적인 천재가 분명 나오기에
그 사람이 본인 힘으로 모든 것을 깨어부셔서 노벨상을 가까운 미래에 받을 것이다.
라고 생각해 본다.
다만, 내가 아는 한 신경과학 분야에만 국한해도
생리의학상 분야에서는 천상계 대기자가 아직 너무 많다 ㅋㅋㅋㅋㅋ
최소 ..흠.. 이런 말 하면 좀 그렇지만 😣😣
또한, 흔히 미국이 인재들의 용광로라고 하듯이
그 미래의 사람 또한 지금 현대 기준의 시각에서는 그 기본 바탕이 빠르거나 늦거나 미국에서 양성될 확률이 매우 높음 ㅎㅎ
이런 의미에서 과거의 일본 대학들 진짜 인재 양성 어케 했냐 ㅋㅋㅋ
(현재는 교수 본인들 포함 더이상 이전 같은 인재풀 안 나온다고 함 ㅋㅋㅋ)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으로 치매를...치료한다고...?. 231229 (1) | 2023.12.29 |
---|---|
주식 (국장) 정리 (2024년 맞이). 231228 (1) | 2023.12.28 |
Donut. 231204 (1) | 2023.12.04 |
도파민과 중독에 대해서. 231125 (1) | 2023.11.25 |
일상의 사소함에서 느꼈던 생각. 231123 (1) | 2023.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