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시대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명상록을 읽고, 그 중 마음에 닿는 구절들을 남겨본다.
가끔 그리스나 로마시대의 저작들을 읽어보면 (물론 번역본이지만) 어떻게 2 천년전의 사람의 생각과 현대의 생각이 이토록 비슷할 수 가 있으며 또한, 역사를 관통하는 인간의 그 관성을 느낄 수 있다.
알지 못하고 말하는 자들과 근거 없은 주장을 내세우는 자들에 대한 인내와 관용을 알게 되었다.
오늘도 나는 주제넘게 이 일 저 일 간섭하고 돌아다니는 사람, 시기심이 많은 사람, 사교성이 없고 무뚝뚝한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런 짓들을 저지르는 것은 단지 선이 무엇이고 악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몇 가지만 잘 이겨내면 경건하고 복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너도 알지 않는가. 그렇게 행하며 살아가는 자에게는 신들조차도 더 이상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법이다.
다른 사람의 정신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살피지 않았다고 해서 사람이 불행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자신의 정신의 움직임들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해지게 된다.
우리의 감각으로 인식하는 모든 대상들, 특히 쾌락으로 유혹하거나 고통으로 두렵게 하거나 허영심을 부추기는 것들도 마찬가지이다. 이 모든 것들은 얼마나 값싸고 하찮으며 추악하고 덧없으며 죽어 있는 것들인가. 이것을 아는 것이 우리 이성의 역할이다.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행하는 일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데 너의 남은 생애를 허비하지 말라.
대중의 칭송이나 부귀영화나 향락에 빠지는 것 같은 온갖 외적인 것들을 이성과 공동체 의식 같은 저 선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외적인 것들은 잠시 우리의 삶을 편안하고 윤택하게 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우리를 압도하여 휩쓸어가 버린다. 다시 한 번 말하건대, 더 선한 것을 일심으로 흔쾌히 선택해서 굳게 붙잡고 놓지 말라.
(그런 사람들에게는) 노예처럼 비굴한 것도 없고 허세를 부리는 것도 없으며 다른 사람들을 의지하는 것도 없고 사람들도 단절되는 것도 없으며 해명할 일도 없고 숨겨진 잘못이 있어서 해명을 피하는 일도 없다.
우리의 정신을 위대하게 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고 도움이 되는 것은 우리가 삶 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체계적이고 정직하게 살펴보는 능력이다.
에메랄드가 찬사를 받지 못한다고 해서 그 탁월한 아름다움을 잃겠는가.
파도가 자기에게 끊임없이 밀려와서 부서지지만, 그 자신은 고고히 서서 주변의 용솟음 치는 바닷물을 고요하게 만드는 해안의 넓은 바위처럼 되라 (이 일은 불운이 아니라 도리어 이런 일을 겪는데도 내가 나의 본성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내게 행운이다).
우리의 인식 대상들 자체로 눈을 돌려보라. 그것들은 변태성욕자들이나 창녀나 도둑들도 얼마든지 소유할 수 있는 것들이니, 얼마나 덧없고 가치 없는 것들인가.
너라는 존재는 우주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고, 네게 할당된 시간은 무한한 영겁의 시간 중에서 찰나에 지나지 않는 아주 적은 것이며, 너의 운명은 한없이 거대한 운명의 아주 작은 한 분깃일 뿐임을 늘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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