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지구 위에서 유기물들이 유전자를 남기고 남기는 무한수레바퀴를 굴리는 이유에 대해서 망상. 05072025

ss_salix 2025. 5. 7. 14:40

나름 생물, 의학 분야의 끝자락에서 연구를 조금 하다 보면,

문득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스스로도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예술 분야나 문학 또는 철학적인 물음으로서도

여기저기서 던져지는 물음들이 있다.

그 중, 왜 생물체는 유전자를 남기는가 에 대한 물음이다.

이미 텍스트로 되어 있는 유명한 수많은 고찰들도 있지만

여하튼 간에, 오늘도 갑자기 자기 전에 든 이 생각.

수만년 수백만년동안

동물의 셀 수 없는 먹이사슬의 상상할 수도 없이 반복되고 있는 무한의 굴레.

성체가 새끼를 낳고 새끼는 다시 자라서 새끼를 낳고.

F1, F2, F3 ... ... ...

먹고, 먹히고

효율의 효율을 거듭해서,

진화의 진화를 거듭하여

다시 에너지와 엔트로피의 재분배가 온갖 화학 물질과 유기 물질의 시스템 속에서

유전자라고 불리는 코어 정보요소를 끊임없이 후대로 남기고 있다.

다만, 이런 중2병스러운 고찰의 의문점은

결국 DNA나 RNA나 구성하는 부분은

모래 사장을 기어다니는 작은 게나 인간이나 똑같은데 왜 굳이 인간의 유전자를 남겨야 하는가 이다.

어떠한 운명의 끝이 있다고 하고

거기에 도달하는 것이 지구 유래의 유전 물질이라고 하면 굳이 인간일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 보면,

현재의 인간 모습을 한 물체이든 아니든

어떠한 특정 지점을 초월한 '지성'을 가진 개체 혹은 집단의 출현을 향해서

자원의 모든 효율이 이 무한한 궤도를 굴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즉

인간이 아니어도 결국 지성을 가진 어떠한 유기물질의 복합체가 탄생해서

또한, 이 지성을 가지고 어떠한 것 혹은 지점을 향해서 나아가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그 지성을 가지게 된 생명체의 모습이나 결과물이

거북이이든 꽃게의 형태이든 간에 말이다.

예컨대, 우주를 예로 들자면,

어떠한 거대한 인력에 의해서 과거부터 저 멀리 우주 바깥으로 향해 벡터가 서서히 맞춰지면서

인간이 가지게 된 지성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쏘아져 나가게 맞추어지는 것이 아니었던가 하는 망상.

생물체의 내부, 세포의 내부, 유전자의 움직임, 진화의 거시적 방향 등

유기물질 생명체의 본질은 전부 극한의 효율충의 움직임인데

이런 효율의 끝은 결국 결국 그 끝은 '지성'을 탄생시킨다.

수천만 년, 수억 년 동안 지속되어오고 있는

벌레와 새,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물고기와 산호초.

이 모든 지구 위에서 펼쳐저온 무한한 굴레는

효율의 끝이라는 '지성'과 '유전자'

이 두 가지의 요소만이 결국 도출되도록 만들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시간 동안 아마도

모든 유기물질이 타 없어지는 시간까지 지속될 것이다.

물론, 달관의 지점에서 이 모든 것이

그냥 결과론적으로 우연히 귀결된 존재물이고

인간적인 관점에서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이 단지 현 시간의 차원에서

부여받은 생을 사는 것 그 이상 그 이하의 설명이 필요 없다는 시각이 정론일 것이다.

다만

아주 가끔

누군가 스테이크 고기를 입에 집어넣을 때

튜브 안에 아주 작게 뭉쳐져있는 DNA를 볼 때

신경세포의 끝에서 촘촘히 펼쳐져 있는 믿을 수 없는 세세한 구조들을 볼 때

수천만 년, 아니, 어쩌면 수십억 년 동안

무한하게 지속되어온 이 멈추지 않는 유전자 전달의 수레바퀴가

어느 특정 지점을 향해서

서서히 서서히 무언가의 최종 형태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이 든다.

이미 수많은 다른 이들이 정갈하고 과학적인 언어로 설파한 내용이겠지만 말이다.

셀 수 없는 시간 동안, 역시 셀 수 없는 '종의 개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어떤 목적을 위한 '지성'을 만들게 하는 지구 유기물질의 유전자 여정이 아닐까.

그리고 그 무한에 가까운 경우의 수와 확률 속에서 태어난

영장류라는 종.

인간.

내가 특히나 신경과학쪽에 관심 있으니까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결국은 움직이는 유기물질에서 신경세포라는 것이 (또는 그 역할을 하는) 등장을 해서 동일 시스템 안의 유기 파트를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 신경세포들도 결국 고등생명체로 갈수록 뭉치고 부위가 나뉘어지고

더 다양하고 섬세한 활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 그냥 극한의 효율 이외의 목적 말고는 없긴 하다.

그리고 생겨난 감정과 사고, 의식 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문맥 속에서 보자면 궁극적으로는 이 지성 자체의 '효율'을 더 폭발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일 뿐.

그런 의미에서 맨 처음의 망상적인 의문의 자문자답으로서는

인간이 아니더라도, 굳이 다른 무언가의 생명체의 유전자가 남을 것이고

그것은 다시 셀 수 없는 시간 속의 경우의 수에서 다시 어떤 지성체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러하다면

인간이 아니어도 되고, 포스트-휴먼이 아니어도 되고, 꽃게나 고릴라, 개 고양이의 형태이든 아니든

결국에는 유전자를 가진 유기 물질의 귀결이 지성체로 움직인다고 가정을 한다면

이것은 단지 우주적인 법칙 예컨대 열역학의 법칙에 따라서

어떠한 경우의 수에도 그저 그러하게 된다고 생각을 할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의 목적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할 것인지.

물론,

어떠한 생각을 하든

현재의 행복한 삶과는 아무 관련은 없는 것 같다.

뜌땨 뜌따따 뜌따이

트랄라레로 트랄랄라

다만,

물리나 수학과 같이 우주적인 법칙이 자명하게 존재하고

모든 물질이 시간의 한 방향의 흐름대로 역시 자명하게 흘러가고 있는데

역시나 유전자의 그 방향성, 즉 목적이 없다라고 하면

인간의 관점으로서는 선뜻 납득은 잘 안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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