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이지만,
인류애가 없어질 때쯤, 길가의 모든 사람들이 뇌와 척수만 남긴 상태로 둥둥 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고는 한다.
사실, 아주 예전부터 단지 이런 생각을 하고는 한다.
시각으로 오는 이성적 끌림이나, 청각으로 느끼는 흥 이라던가
몸이 원하는 carb의 달짝지근한 맛이라던가
두개골과 척추뼈 안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는 막 안쪽의 매끄러운 신경다발들이
왜인지 모르게 원하는 것뿐.
사실, 흔히들 말하는 DNA 남기기와는 사실상 크게 관련은 없다.
(DNA 남기기의 가장 좋은 형태는 조금 더 mutation 요소가 들어가는 곤충과 식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혼자만의 생각을 깊게 할 때는,
왜 이렇게 다양한 자극을 느끼게 만들어져 왔을까라는 것에 대한 이유를 쉽사리 얻을 수가 없다.
다른 종들을 압도하여 nucleotide를 남기는 것은 아니고, 어떤 종이나 self의 유전물질을 남기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지구 행성의 거대한 의지가 몇억 년 뒤의 행성 충돌을 예견하여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를 진화시켜 타행성으로 이주까지 해서 지구 유래의 물질을 유지시키려는 정도급의 마스터플랜이 아닌 이상,
내 뇌 안의 감각의 느낌과 지성의 이유는 무엇인지 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헛수고에 불과하다.
만일, 어떤 그러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면,
목적은 지능의 발달을 위해서 정도는 추측이 가능하다.
아니라면, 인간이 가지는 고차원적 감정이나 감각, 지각 등은 큰 존재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반대로, 이러한 감정, 감각, 자극, 욕구 등이 지능과 지식의 축적의 근원이 되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단지 내 눈과 귀와 혀의 뒤에 자리 잡은 lipid로 둘러싸여진 신경세포들은
어떻게 이런 whole development process를 기저에 깔고 자리 잡은 것일까... 하는
근원적인 물음이 들 때가 있다 (지능을 발달시키려는 road map).
둥둥 떠다니는 뇌와, 뇌에서 근육과 장기들을 지배하기 위해서 뻗어 나온 척수가
몇 억년 전부터 앞으로도 몇 억년 후까지 brain socket이라는 깜깜한 상자 안에서 다 알아서 해오고 있다는 점이.
멋진 풍경을 봤을 때의 경이로운 감정
매력적인 무대를 듣고 난 후의 매혹감
맛있는 식사를 한 후의 포만감과 만족감
성취감 있는 일을 하고 난 후의 안도감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자의식'과 물질적인 베이스인 뇌와 척수.
Input은 주로 빛의 반사와 공기의 울림, 그리고 피부로 전달되는 기계적, 화학적 자극.
결국, 뇌세포 하나하나가 나인지, 연결된 일부가 나인지, 전체가 나인지, 아니면
어디까지가 나인지, 뭘 하고 싶은건지
어지러워질 때쯤,
그냥 맛있는 거 먹고 자야지 정도의 생각을 하면서 또 햇빛이 보일 듯 말 듯 한 시간에
양치질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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