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넷]을 보고 (스포 있음). 200915
www.youtube.com/watch?v=7oKAPbnl7mQ&ab_channel=WarnerbrosKorea
*스포 있음.
여전히 2020 년을 지배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
굉장히 똑똑하고 머리가 좋은 분들이 자문과 지도를 했다는 것이 분명한 난해한 영화였다.
여러 번 봐야지 대체적으로 이해가 된다고 어디선가 얼핏 본 것 같은데
그러나, 굳이 여러 번까지 보고 싶지는 않다.
대충 내용은 시간 여행자 컨셉과 '인버전'이라는 개념을 넣어서
인류 멸망이라는 거대한 계획에 맞서 작전을 펼치는 주인공 요원과 동료들의 이야기 정도로 느꼈다.
영화 속의 '인버전'이란, 기억하기로는, 사물의 엔트로피를 역전시키는 미래의 슈퍼테크놀로지 이다.
그러니까 '인버전'된 총을 사용하려고 하면 (총인지 총탄인지), 쏜 지점에 박혀있던 총알이 처음 나왔던 총구로 되돌아 와서 탄창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또 재밌는 개념이 나오는데 '회전문'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정말 호텔같은 곳에서 보이는 것과 닮은 '회전문'을 통과하면, 통과한 그 개인을 제외한 나머지 시스템 내 구성요소는 엔트로피를 역행한다, 다시 말해 인버전한다 (라고 기억한다).
즉, '회전문'을 통과한 개인은 시간을 역행하게 된다.
'회전문'의 입구와 출구가 있다면 입구에는 시간을 순행하는 자신이 그대로 있고 출구쪽에는 역행하는 자신이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이 영화를 진지하게 이해하려고 한다면 이게 개인적으로 제일 이해가 안 되는데, '회전문'을 통과한 물체 (e.g. 마스크와 연결된 가스통) 나 생명체는 반대쪽의 시간 역행 룰에 예외된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작중에 주인공의 팔뚝 상처가 역행하는 것을 보면 생체도 인버전되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정말 간단하게 이해하자면, 결과에서 원인으로 서서히 이벤트가 수납되어 가는 것이겠다.
상상을 해보면, '회전문'을 통과한 사람이 통과한 직후 배가 계속 아프게 되는데, 점점 더 인버젼된 공간에 있다보니까 아이스크림을 왕창 먹게 되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단순하게 생각만해도, 기억은 똑같이 서서히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면, 시간을 역행해서 작전을 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작전 자체를 점점 잊어버리므로.
오히려 내가 영화를 이해하기로는, 시간을 역행한 주인공은 동시에 존재하는 주인공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시간을 역행해가면서 그 시간 동안의 기억 및 경험을 더 축적한다. 역행에 다시 역행해서 순행으로 돌아오면 다시 지나왔던 그 시간대의 모든 경험과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게 된다 (즉, triple이다).
여튼간에, 이런 시간 역행 요소를 넣은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을 보면
관객이 시청하면서 서서히 앞서 나왔던 장면들이 뒤로 가면서 서로서로 짜맞춰지는 퍼즐느낌을
노리는데 확실하게 느꼈던건 '회전문'이라는게 영화 속에서 처음 등장했을때 느꼈다.
다소 어리둥절해도 극이 후반으로 가면서 순행적 타임라인 이벤트와 역행적 타임라인 이벤트가
하나의 시스템상에서 포개져서 맞춰지는 것을 보면서 수긍도 하고 갸웃거리기도 하면서 재밌게 봤다.
사실, 몇몇 장면들은 이해를 못 하므로 뭔 소린가 싶었다.
다만, 같은 감독의 [인셉션]과 같은 다소 직관적인 공상 과학적 스토리에서 나오는 반전이나 감탄, 열린 결말 이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로 '그냥 그렇구나' 정도의 결말이라서 감동이나 여운은 길게 남지는 않았다.
결말이 시간의 loop를 암시하기 때문에
(주인공이 테넷을 만든다 - 닐을 채용해서 시간을 역행시켜 과거로 보낸다 - 닐은 과거의 주인공과 작전을 펼친다 - 닐은 주인공을 구하고 죽는다 - 주인공이 살아남아 테넷을 만든다 : 루프 완결)
초점이 비범한 과학적 이해도와 극도로 짜맞혀진 플롯에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결론은
볼 때는 재밌게 봤는데 이해를 위해서 몇 번은 보고 싶지 않다.